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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하순  방문한 유관순 생가)


얼마전 ‘인간의 양심 -부제 어느헌병의 기록’이란 책을 읽었다.

이것은 책에도 써있듯이 한 인간이 어떻게 악마가 되어가는가에 대

한 기록이자

일본이 동아시아를 얼마나 참혹하게 유린했는가에 대한 주목할 만한 기록이다.

 

쓰치야 요시오 (1911~2001) 는 일본야마가타현의 한 소작농인 빈농에서 태어나

그 자신 지주의 횡포에 고통받는 아버지의 힘든 인생을 보며 자랐다.

그는 소학교졸업후 가난에서 벗어나고싶어 17세에 청년훈련소에 다니다

헌병이 출세길이고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져 징병검사후 초보헌병으로 발탁된다.


그의 근무지는 조선이 아니고 만주 즉 중국이었는데 하얼삔과 치치하얼이란곳에서 주로 근무했다.

헌병도 일본본토는 급여가 10엔이라면 만주나 조선은 그 다섯배였다고 한다.

즉 그들에겐 조선이나 중국이 꿈의 근무처였던 셈이다.

그는 1931년부터 일본이 패망한 1945년까지 복무했는데

주로 독립을 쟁취하려는 중국인들의 활동을 방해하고 검거하여 중

국을 완전한 일본땅으로 만들려는 수작에 일조하였다.

빨리 출세하고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더 많은 중국인을 악랄하게 문초 고문하고

남보다 수사공적을 높이는 것만이 방법이었다.

그들은 남의 영토인 중국이나 조선에 쳐들어와서 그토록 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뻔뻔한 노략질을 일삼는걸 당시는 조금도 죄악이라고 깨닫지 못하였다고 나중에 고백한다.

오로지 전쟁으로 매진하는 국가분위기, 어떤 세뇌교육같은 것의 회오리가 그들의 이성을 말살시켰다.

때로는 죄없는 사람인줄 알면서도 닦달하고 원하는 것이 나오지 않을때는

이런~~ 분풀이로 죽여버리는 일도 허다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동료들간에도 뛰어난 고문기술자였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범죄의 냄새( 그들 기준)를 누구보다도 잘 맡고 때로는 일부러 죄상을 만들어

(우리나라 105인 사건처럼) 죄인을 날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의 범죄행위는 이루 말할 수가 없어서 328명을 죽였고 (죽기직전 풀어준 사람 제외)

1917명을 체포 고문 감옥에 보냈다고 한다.

저들도 인간인데 차마 그렇게까지 햇을까... 그런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50엔 월급을 타면 40엔은 고향의 부모에게 착실히 송금했다고 한다.

할머니에겐 살가운 착한 손자였고 

 처자식에겐 의젓하고 늠름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고 여겨진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그는 너무 멀쩡하고 착실한 생활인인양 살아온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곧바로 시베리아에 억류되어 5년, 중국에 포로로 6년을 보내다 그는 1956년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간다.

중국인들은 전범인 그들을 좋게 대우해주며 무사히 일본으로 돌려보냈다. B급 전범들은 약 1000여명.

허나 일본은 그들을 환대하지 않았고 직업을 알선한다든지 생활을 도우려는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그는 일본정부를 원망하며 자신들이 나라의 전쟁도구로 쓰였으면서도

푸대접을 받고있는 현실을 자각하며 서서히 자신을 돌아보고 죄를 알아가기 시작했다고 적고있다.

그리고 딴에는 진심으로 뉘우치고 하나하나 죄상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진짜전범은 천황이고 자신들은 일개소모품이었다고 어떤면에서는 자신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시작한다.

그토록 수많은 약탈을 일삼고 죄없는 사람들을 많이 죽이고 괴롭혔어도 일왕이 시켜서 했노라고

한나 아렌트가 이야기한 또 하나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보는 기분이었다.

 

만일 일본당국이 그들을 환대하고 융숭한 대접을 했더라면 참회의 자각이 들었을까.

그건 생각해보면 의문이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함에 있어 (15년간)중국인들을 죽인 숫자는 무려 1200만명이나 된다.

3000만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니 공염불은 아닐 것이다.

난징대학살 30만만 기억했는데 이렇게나 많이도 죽였구나. 참 나쁜놈들.

 

왜 그토록 중국인과 조선인을 차별하고 학살을 밥먹듯 했느냐고 물으니

자기네는 일본인인 야마토민족만이 우수하고 중국 조선인은 벌레만도 못한 야만인으로 생각했단다.

참 그네들이야말로 어이없는 생각을 가진  기막힌 야만인들이다.

패전후 반성하며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는 사람도 꽤 있었으나 극성스런 일본의 우익이 그런 분위기를 방해하고

지금은 그저 흔적지우기에 급급이다. 역사를 제대로 교육시키지도 않음은 물론.


그러면서도 그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폭격한 미국에 대해서는 엄청난 원망을 하고 있다.

인류최대의 불행이었지만 폭탄을 투하하지 않았다면 과연 일본이 전쟁의 광분을 멈추었을까.

또 일왕이 항복을 선언하지 않고 미적댔다면 미국은 미안한 마음에 전쟁의 템포를 확 줄였을테고

당시 우리나라는 그당시 독립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10년 20년이 더 늦추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는 않았기에.....


 그나마  참 다행이다.


그 책을 꿰뚫어본 감상은

그는 진정으로 뉘우쳤다기보다 자신의 처지와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색을 달리하는 카멜레온처럼

언제든 변신할수 있는 징그러운 환형동물에 가깝다는  생각.


그런 생각을 하며 책장을 덮었다.

 

 

 

 

 

 


  • ?
    섬집ㅇㅇ 2019.06.12 08:43
    잘 읽었습니다.
    전쟁의 야만성과 인간의 잔학성..
    일본군인들도 못됐지만 한국군인들이
    베트남에서 저지른 만행도 들어 알고 있습니다.

    동류를 한꺼번에 그토록 많이 죽이는 동물은
    인간 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합니다만 그 경우
    동물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일본에 청소년 추천(권장, 선정)도서제도가 있다면
    모든 일본 청소년들에게 읽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베와 우익들이 그런 책 읽지 못하게 결사적으로 막겠지요.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니
    일본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미래가 암울하다고 봅니다.

    다행히도 일본엔 양심적인 사람들이 더러 있어
    멸망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봐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 ?
    로체 2019.06.12 22:20
    전쟁은 비극이지요.
    21세기인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포성이 멈추지 않으니 걱정입니다.

    제대로 된 역사를 모르는 일본청소년들이 독립기념관에 와보고 큰충격을 받고 있답니다.
    그들은 언제나 제대로 된 역사공부를 하게 될까요.
    일본사람들 참 음흉한 족속들입니다.
  • ?
    로체 2019.06.14 17:51

    ?? 허허.. 어인 댓글 가뭄인고...

    읽고 나신후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어주세요~~

  • ?
    래리 2019.06.14 19:38
    책 볼 시간내기가 쉽지 않은데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브루크너 교향곡8번 잘 듣고 갑니다^^
  • ?
    로체 2019.06.15 07:47
    아, 래리님
    마이 베스트 프렌드~~^^

    오늘도 인근고장 나들이 다녀온 뒤
    조촐하지만 럭셔리한 음악회에 가야하는군요.

    비누방울처럼 가볍고 즐겁게 다녀오자구요~~
  • profile
    신기루 2019.06.16 10:25

    일본인들은 우리가 이해할만한 상식선에서 한참 다릅니다
    그들의 핏줄속에는 수백년 사무라이의 피가 흐른달까요
    사무라이의 신조가
    '주군이 모욕을 당하면 배를가른다' 입니다
    연전에 어느기업의 부정사건때 회장이 곤경에 처하자
    경리담당이 배를 가른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전근대적인 미망에서 ...

    헌병의 책은 보질 못했지만 이해가 갑니다
    집단광기의 시절
    일본인들은 집단광기에 가장 쉬이 몰려가는 ...
    며칠 사이에 혼간사 승려 수만명을 불태워 죽인 역사적 사실
    그것도 그들이 신으로 떠받드는
    오다노부나가 입니다.


    중국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진나라 장수 백기는 항복한 조나라 포로 30만을 생매장시켜 죽입니다 (40만이등가?)

    그때 조나라 장수가 염파의 후임 ...조괄?? 

  • ?
    로체 2019.06.17 08:36
    '집단광기'라는 어휘가 맞는것 같습니다.
    어마무시한 살인기계들.

    일본도 에도시대 이르기 전 허구헌날 지들끼리 내전을 벌여 죽고 죽이고
    중국도 춘추전국시대무렵
    걸핏하면 그럴싸하지도 않은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켜 수십수백만 장졸들을 죽고 죽이고....

    그거보면 그래도 우리선조들이 비교적 온건하고
    침략을 당할지언정 남의 나라를 침략하지도 않으며
    선한 민족성이었습니다.

    유관순 생가 처음 가 본건 아니지만
    새삼 뒤로는 아담한 산이요 저 앞으로는 내가 흐르고...
    기가막힌 입지더라구요.

    너무 그림같은 장소라 혹시 생가가 여기가 아닌데 이곳에 세운거 아니냐고
    관계자께 물으니 그곳이 맞답니다.
    그 평화로운 보금자리와 동네가 쑥대밭이 되고 ...
    병천 아우내 그 작은동네에서 유관순 열사까지 48명의 순국자가 나오고....
    에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월요일이네요. 모두 밝고 유쾌한 한주되십시오~~ ^^
  • profile
    소리사랑 2019.06.19 23:43
    여러분들께서 가슴으로 이야기 하시니 숙연해집니다.
    이쯤 된다면. 호모벨릴리쿠스라 해야 될까요? '전쟁하는 인간' Homo-bellicus?????

    전쟁은 외적인 살상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어쩌면 인간의 심상을 잔혹함에 무디게 할 뿐아니라,
    대를 이어서까지 갈등과 새로운 분쟁으로 이어지게 되어 참된 평화가 정착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도 갯가 한 구석에서는 탄저균 등 세균전 실험을 의심할만한 행위들이 일어나고 있고
    이들은 전쟁의 참혹함에 치를 떠는 불안감을 매개로 하여 그보다 더한 행위를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죠.
    이 땅에서든, 어디서든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강한 연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 ?
    로체 2019.06.20 18:16
    호모루덴스는 익히 들었지만 호모벨릴리쿠스.
    한수 배웁니다.

    요즘 일본을 샅샅이 분석하고 있는데 ㅎ

    세계표준 기차레일 너비는 4피트 8인치인데
    일본 국내선은 지진때문인지 3피트 6인치로 좁습니다.
    그런데 1904년 일본이 완공한 경부선은 표준규격인 4피트 8인치라네요.
    왜냐면 중국레일이 표준규격이었다해요.
    곧 중국침략을 염두에 두고 그리 하였다는 거지요.
    참 무섭고도 용의주도하고 계략적인 놈들입니다.

    전쟁은 없어야지요.
    특히 대를 이은 보복이 없어야한다는데 공감합니다~~그런데 저들이 언제 철들려나.
    지금도 수단이니 시리아니 후진국일수록 단순하고도 무도한 전쟁이 이어지고 있으니...
    아마도 인간이란 영원히 철이 안드는 족속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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