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플리파이어의 소리
앰플리파이어의 소리에 대한 저의 의견을 말씀 드리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이 대부분의 애호가들의 의견이나 오디오 저널들에 소개된 내용과 대단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선 앰프에 대한 평론에 앰프의 소리를 묘사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표현들을 조금씩 인용해보겠습니다.

약간 뒤로 물러선 듯한 음상, 좌우로 가지런히 전개된 음상, 흔들리는 음상, 윤곽이 뚜렷한 음상. 막힘없이 쭉 뻗는 고음, 질감이 고운 고음, 매끄럽고 촉촉한 느낌의 중역, 부드럽고 섬세한 고역, 약간 부풀은 듯한 중역, silky한 고음, 자연스러운 하모닉 integrety, 선이 굵은 저역, 받쳐주는 힘이 부족한 저역, 음악의 흡인력이 조금 부족함, 두께있는 저역, 압도적인 에너지 감, 약간 가려진 듯한 현악기 소리, 뛰어난 직선성.....

오디오 기기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레코드를 읽고 앰플리파이어로 증폭하여 스피커로 듣는 것인데 이 모든 느낌을 오디오 시스템의 한 부분인 앰플리파이어의 역할때문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재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평론에 동원된 언어들 또한 거의 시적인 경지여서 오디오 평론을 제대로 하려면 문학적인 소양도 대단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운영자는 그러한 재능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으려고 이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애호가 여러분들은 오디오 잡지들에서 이러한 종류의 앰플리파이어 평론을 읽어 보셨을 것입니다. 운영자는 이런 스타일의 평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신의 느낌을 쓴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디오 시스템으로부터 나온 소리를 듣고 이러한 느낌을 받았다하더라도 그 느낌이 앰플리파이어의 특성때문이 아니고 레코드나 스피커의 특성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다른 앰프를 연결해서 들었을 때와 비교하여 보았더니 이러한 차이가 나더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시판되고 있는 트랜지스터 앰프들이 과연 그렇게 실감나는 음질의 차이를 들려주고 있는가에 대해서 운영자는 회의적입니다. 시판되는 오디오 용 앰프들의 규격들을 보면 주파수 특성, 왜율 특성등이 대단히 우수합니다. 기술적으로는 거의 이상에 가까운 특성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위 하이엔드 앰프라고 하는 것들이 기술적 특성면에서는 싼것들보다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기술적 특성으로 음질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분들은 앰프에는 측정기로 측정할 수 없고 오로지 민감한 귀로만 판별할 수 있는 개성과 품격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아직 우리가 소리의 품질을 측정하고 수치화 할 수 있는 양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격을 측정하고 수치화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경우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앰플리파이어와 같은 종류의 기계에 대해서는 한가지 명백한 실험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이 어느 앰프의 고음이 매끄럽고 촉촉하다고 말했을 때 우리가 그 앰프의 고음이 정말로 매끄럽고 촉촉한지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명백히 측정할 수 있는 것은 그분이 그 앰프와 다른 앰프를 듣기만 해서 구별할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입니다. 만일 그분이 두개의 앰프를 동등한 조건에서 보지 않고 듣기만 했을 때 구별하지 못한다면 그분의 앰프 평론은 허구입니다. 결과가 이렇게 나온다면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실제로 앰프에 대한 Blind test는 여려 차례 오디오 애호가나 전문가들을 상대로 실시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는 오디오 평론가들이나 하이엔드 제조 업체들이 인정하기 싫겠지만 아무도 앰프의 blind test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원래 이런 종류의 실험은 사람이 앰프의 소리를 분간하느냐를 테스트하려고 고안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실험은 앰프의 제조업체에서 처음 실시된 것입니다. 기술적 특성이 비슷하더라도 회로 방식과 부품의 질에 따라서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테스트 하기 위하여 이러한 실험을 고안해낸 것입니다. 물론 이 실험의 결과를 앰프 생산에 적용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테스트에서 청취 패널로 뽑힌 사람들은 물론 오디오 애호가, 평론가, 기술자들로 오디오 취미를 가진 분들이나 오디오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주파수 특성들이 비슷한 앰프들을 볼륨을 같게 해놓고 들려 주었을 때 앰프의 회로 방식이나 부품이 다른 앰프들의 소리를 분간을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실험 이전에도 일부 애호가들이나 평론가, 기술자들 중에는 특성이 웬만한 앰프들의 소리는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이런 실험 결과는 그들의 추측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실험은 여러번 시행되어 왔고 그 실험이 엄밀하게 수행된 경우에는 항상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앰프의 blind test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사용되는 프로그램 소스나 스피커, 케이블등 앰프를 제외한 다른 부분들은 테스트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하다고 정평있는 것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테스트에 사용되는 앰프들이 모두 자신의 규격에 맞게 동작하고 있는지 확인한 후 테스트 톤을 사용하여 스피커로 내는 소리의 크기 차이가 0.1dB 이내가 되도록 앰프들의 볼륨을 맞춥니다. 물론 이때 소리 크기는 음악 감상에 적당한 크기라야 합니다. 앰프를 교환하는 것은 고품질의 스위치를 사용합니다. 듣는 사람에게는 앰프가 전혀 보이지 않도록 감춥니다. 이밖에도 청취자가 앰프를 구별하는데 음질이외에 다른 단서를 잡지 못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합니다. 이러한 준비가 모두 끝나면 두개의 앰프로 똑같은 음악을 차례로 들려 주고 둘 중의 한 앰프 소리를 세번째로 들려줍니다. 그리고 이 세번째가 첫번째와 같은 것인지 두번째와 같은 것인지 알아맞추게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이런 종류의 테스트를 ABX Blind test라고 합니다. 듣는 음악의 장르를 다양하게 하고 들려 주는 시간의 길이도 다양하게 해서 이러한 테스트를 반복하게 합니다. 이러한 테스트를 하면 전에는 앰프의 소리에 대해서 그토록 자신있고 아름다운 언어로 평론하던 분들이 전혀 맥을 못춥니다. 이런 종류의 테스트에서 소리를 듣지 않고 무작위로 답을 써놓으면 50점의 점수를 얻을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청취자들이 얻은 점수가 이 부근에서만 왔다 갔다 한다는 것입니다. 즉 음질만 가지고 앰프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테스트가 주는 긴장때문에 귀가 무디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만 대학 입시도 아니고 편안한 환경에서 하는 시험인데 그 정도의 긴장으로 그토록 뛰어나던 귀가 갑자기 무뎌졌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종류의 실험 결과는 항상 주파수 특성이 비슷한 트랜지스터 앰프들이 자신들의 출력 범위내에서 동작할 때 볼륨을 같게 맞추어 놓으면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입니다. 이 실험은 의사들이 신약을 개발했을 때 하는 임상 실험보다 훨씬 엄격한 것입니다. 이 실험의 결과는 항상 똑같은 결과를 주므로 이만큼 신뢰성있는 실험도 드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결과는 앞에 인용한 종류의 앰프 평론이 허구이며 가격의 고저를 불문하고 제대로 동작하는 앰프라면 그 음질의 차이는 없거나, 대단히 작아서 구별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ABX 테스트의 결과도 놀랍지만 테스트에 참가한 분들이 기계를 볼 수 없게 해놓은 상태에서 자유 청취를 하게 한 후 작성한 앰프 평가서의 내용과 앰프를 볼수 있게 하고 작성한 평가서의 내용을 비교한 것도 대단히 재미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는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생각하면 앰프에 따라 다른 소리를 느끼는 것은 앰프의 성능으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설명해야 옳을 것이란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내용은 트랜지스터 앰프들에 대한 테스트 결과들이었는데 전부는 아니라도 꽤 많은 진공관 앰프들이 임피던스 특성의 편차가 심한 스피커와 결합하였을 때 특별한 장르의 음악에서 음질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진공관 앰프의 경우에도 스피커의 임피던스 특성이 비교적 고른 경우에는 트랜지스터 앰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구별하기가 불가능하거나 ㅤ대단히 어렵다고 합니다.

막귀들 데리고 실험하니 그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과연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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