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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10:34

졸시에 과한 칭찬

조회 수 258 추천 수 0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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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통화

 

 

유석근

 

 

 

용돈 조금 부친다고 전화 한 통 드렸더니

 

아픈 다리 이끌고서 나물 캐러 갔답디다

 

산두릅 택배로 보냈다 그 말하고 끊습디다.

 

 

 

무산소 등반이 어렵듯이 시 창작에 있어 무기교가 더 어렵다 한다.

수사학의 발달로 거기에 기대는 작품들이 날로 무성한데,

그런 무성한 푸수풀 속에서 만난 시가 "산나물" 같아서 여간 반갑질 않다.

곰곰이 생각하며 읽는 시가 아니라

그 진정성이 어머니의 편지를 받아볼 때의 느낌이다.

누런 편지지에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 쓴,

어떤 글자의 획에는 침이 번져 있는,

글씨가 편지지 행길을 벗어나 울퉁불퉁한,

삭은 치아같이 드문드문 글자가 빠진

그래서 더 눈물겨웠던 당신의 편지처럼 이 시는 읽혀진다.

꿈에도 잊지 못하는 자식 목소리를 듣고도

반가운 기색부터 감추기 바빴던 우리의 어머니,

전화비 많이 나올까 싶어 얼른 전화 끊어라 하시면서도 당신은

정작 끊긴 전화기를 붙들고 계시던 어머니

"땅 두릅 택배로" 부치고 그것이 아직 도착하기 전인데도

또 무엇이 눈에 밟혀 "아픈 다리 이끌고서" 산에 가셨을까?

시는 감성과 이성을 두 기둥으로 삼아 짓는 집이라 하지만

인성의 초석이 없다면 대궐 같은 집인들 무얼 하겠는가.

이 무잡한 세월 속에 그는 인성 하나로 정겨운 초가 한 채를 지어 놓았다. (김영수)

 

 

***

 

김영수님은 백수 정완영선생님의 제자로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시조시인이신데

본인의 졸시를 과하게 칭찬하여 송구한 마음입니다.

 

  • ?
    로체 2017.11.13 11:42
    짧지만 뭉툭하고도 애잔한 울림을 주는 시네요.

    질그릇처럼 투박하고도 깊은
    말수적은 우리네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지는....

    잘 감상하였습니다.~~ ^^
    섬집시인님 성함이 유석근님이시군요.
  • ?
    섬집ㅇㅇ 2017.11.13 13:08
    션찬은 글을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의 고운 마음씨 때문입니다.
    소박한 시골음식을 담백하고 맛있다는 말과 같지요.
    로체님의 성함이 진성숙님이란 걸 저도 오늘 회원정보 보고 알았습니다. ㅎㅎ
  • profile
    앰푸불빛 2017.11.13 11:43

    인성 좋으신 분들의 교류.
    스읍... 부러워서 군침 흘리는 소리.

    시를 쓰는 마음으루다가 어제를 살았더라면
    저도 오늘 좋은 벗들이 함께 할텐데...

    그렇다고 제 승질이 드럽다는 말은 아닙니다요.

  • ?
    섬집ㅇㅇ 2017.11.13 13:13

    앰푸불빛님 성함이 최경선이시고,
    프로필사진의 화가 고흐(?)처럼 선이 굵고
    우직한 분 같아보입니다.
    감사합니다.

  • profile
    못 듣던 소리 2017.11.13 17:36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 ?
    섬집ㅇㅇ 2017.11.14 09:59
    못소님, 베엑지 하는 말씀이지요?
    다 압니다. ㅎㅎ
    우에던동 강건하십시오.
  • profile
    손.진.곤 2017.11.13 18:22
    축하드릴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전문가에게 칭송을 듣는다는건 어쩌면 수상보다도 더 좋을수도 있지요
    섬형님 시는 간결하고 쉽게 다가와서 저는 무지 좋아라합니다 ㅋㅋㅋ
  • ?
    섬집ㅇㅇ 2017.11.14 10:05
    영양가도 없이 지다란 글도 많습니다.
    오래 전에 끄적여 논 것들이지요.
    그래서 혹시 책을 낸다면
    묵은 것들 퍼낸다는 의미로
    <오래된 어제, 그날들을 생각함>
    그리 해볼까 고민중입니다.
  • profile
    산촌아짐 2017.11.13 19:17
    저도 참 좋아합니다.
    섬집님의 시를 잔잔히 읽게 될때 행복합니다.
    종종 올려 주시고
    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맘이 참 여리고 좋지요?

    저도 그렇습니당^*
  • ?
    섬집ㅇㅇ 2017.11.14 10:07
    션찮은 글을 산촌마님께서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하고 황공무지입니다. ㅎㅎ
  • profile
    오지랍 2017.11.13 20:58

    이런 게 진짜 시지요. 소박하고 짧은 글에 함축된 많은 상념들.
    섬집시인님, 과공은 비례라 하더이다. 그러니 때로는 저처럼 잘난 척도 팍!팍! 떠심이...^^

  • ?
    섬집ㅇㅇ 2017.11.14 10:09
    지랍선배님의 말씀 역시 과찬이십니다.
    이런 글 올린 것도 실은 제 자랑 아니겠씁니까?
    여러면으로 감사합니다.
  • ?
    감쇙 2017.11.13 22:02
    와!
    이 시는 섬집시인님 시 중 제가 특히좋아합니다.
    아버지를 빗댄 사슴벌레... 뭐 그런 시도 있으시지요? 전신갑주.. 나오는? 그 시도 올려주시라요!
  • profile
    Monk(몽크) 2017.11.14 08:49


    사슴벌레 / 섬집아이 

      

    놀고먹는 사슴벌레란 없는 것이다.
    푸석한 슬레이트 촌집과
    사이좋게 내리막길 걷는 아버지는 거뭇거뭇
    저승꽃 번져가는 지붕을 위하여
    전신갑주를 입으셨다.
    참나무같이 야문 세상, 험한 산판에서 살아남자면
    억센 사슴뿔, 집게 턱이 필요하였을 것이다.
    쿵쿵! 날선 도끼 내리찍을 때마다
    부르르 심장을 흔드는 큰 산의 울음,
    아버지는 다시금 마음허리를 동이신다.  

    쉬지 않고 가위질하는 사슴벌레란 없는 것이다.
    삐~걱, 산그림자 솟을대문 닫자

    물푸레 도끼자루가 날개 죽지에 빗장을 질렀다.
    가는 다리로 사립문에 이른 아버지는
    툭툭 마지막 날개 흔들어 굽은 어깨 위
    남은 산그늘을 털어내신다.
    그리고 막 전투를 끝낸 장수처럼
    땀 냄새 밴 갑옷을 벗어 기둥 못에 거신다.  

    숲 속에서 영원한 사슴벌레란 없는 것이다.
    저녁을 드시고 나면 아버지는
    이내 장수하늘소애벌레로 변신한다.
    쇠 그물고치 깨고 나와 목숨 옭아매는
    절망이란 철망 죄다 잘라버리고
    낡은 지붕 벽 허물어버리고
    황금갑주 입은 아버지는 꿈틀꿈틀
    몸 뒤척일 적마다 새 꿈을 고쳐 꾸신다.

  • ?
    섬집ㅇㅇ 2017.11.14 10:15
    양선배님께서 대신 졸작을 올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
    섬집ㅇㅇ 2017.11.14 10:12
    저는 외려 감자쌤 진솔한 글들이 훨씬 더 감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단주변의 이야기들 모아 꼭 책으로 엮으시기 바랍니다.
  • profile

    섬님 시집 발행하십시요.

    우리 친구들처럼요^^

    20170110_000000 (2).jpg


  • ?
    섬집ㅇㅇ 2017.11.14 10:13
    이래 저래 생각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 ?
    디팍 2017.11.14 09:21
    시집 나오기를 고대합니다.
  • ?
    섬집ㅇㅇ 2017.11.14 10:14
    자꾸 부담이 됩니다.
    쪼매 지둘러 보십시다.
  • ?
    사람 2017.11.14 10:31
    어느날 있었던 일을 그냥 가감없이 말하면 시가 되는 삶이라면 얼마나 이쁠까요?

    섬집아이님과 어머님의 심성이 바로 그대로 빼어난 시입지여.

    고마운 일입니다.
  • ?
    섬집ㅇㅇ 2017.11.14 12:11

    "섬집아이님과 어머님의 심성이 바로 그대로 빼어난 시"
    라는 사람님의 말씀이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어떤 시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내 삶이 내 시를 뛰어넘는 날, 나의 생을 마쳐도 좋다"
    그런 경건한 삶이 또 있을까 싶어 갑자기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좋은 시를 읽으면 잠시 감동을 얻지만
    좋은 시인을 만나면 오래 행복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있었던 일을 가감없이 말하면 시가 되는 삶이라면 얼마나 이쁠가요?"
    사람님 말씀처럼 그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 ?
    달디단수수깡이 2017.11.14 15:04
    좋은시 감사합니다
    시집 빨리 나오면 좋겠네요
  • ?
    섬집ㅇㅇ 2017.11.14 16:19
    오랜만입니다. 달수님,
    건강히 지내시지요?
    만추인 지금, 가슴 속에 단풍잎 한 장
    떨어뜨려 고요한 파문 일으키는 글
    올리실 때가 되었는데 말이지요.
    지두리겠습니다.
  • ?
    블루스카이38 2017.11.15 04:47
    즐감하고 갑니다.
  • ?
    섬집ㅇㅇ 2017.11.15 10:25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른 하늘님,

    윤극영 선생님의 반달을 이렇게 부르는 사랑이 있더군요.
    블루스카이 밀키웨이 화이트 보트엔
    계수 트리 원 트리 레빗 원 마리
    돗대도 해브낫씽 삿대도 해브낫씽
    고잉 투 웰 투 고우 웨스트 컨트리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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